정성영 작가,
『동진이 사람들』 출간
초당 정성영(草堂 鄭成永) 작가가 『동진이 사람들』(이화문화출판사刊)을 출간하였다. 『동진이 사람들』은 동진이라고 부르는 실재의 마을과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지난날 이야기를 추려서 기록한 책이다. 책의 배경이 된 시기는 1940년경부터 1970년경까지 대략 30여 년간으로 옛 풍속과 전통적 마을 모습이 그런대로 아직은 살아있었던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기였다.
이 책을 통하여 같은 시대 우리나라 각지의 농·산촌 마을 사람들의 애환과 실정을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며 생활상을 엿볼 수도 있을 것이다. 까마득히 잊혀가던 고향이야기를 이 책을 읽어가며 새삼스럽게 떠올리게도 될 것으로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될 수 있는 한 재미있는 소재와 흥미 있는 이야기들은 빠뜨리지 않도록 노력하였다.
초당 정성영 작가는 동진이 마을에서 출생하여 초·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상경 후 방송통신대학을 졸업하였다. 20여 년간 서예공부를 해오고 있으며 대한민국서예대상전 초대작가와 영등포남부서예공모대전 초대작가가 된 이래 최근까지 수년간 서울의 국립 남산도서관 목멱갤러리, 인사동 하나로 갤러리, 영등포문화원 대강당 등 여러 전시실에서 열렸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서화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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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올 때 도롱이를 쓰고 일을 하다보면 허리를 펼 수가 없었다. 허리를 펴고 일어서면 비를 맞게 되기 때문에 계속 엎드려 일을 해야만 했다. 장마 통에 내리는 비는 가늘게 내리다가도 굵은 비가 쏟아지기도 하고, 부슬비가 오다가 금방 소나기가 퍼부을 때도 있었다. 어떤 때는 들에서 밥을 먹을 때를 맞춰 굵은 소낙비가 퍼붓듯이 내릴 적도 있었다. 꼭 심술쟁이 아이마냥 내내 찔끔찔끔 내리던 비가 밥 먹을 때에 쏟아지니 허허 벌판에서 꼼짝없이 비를 맞으며 밥을 먹어야 했다. 온종일 비를 맞아 추위로 몸과 손은 벌벌 떨리는데 받아든 막걸리 사발은 쏟아지는 빗물로 마시기도 전에 철철 넘친다. 사시나무 떨듯 몸으로도 배는 고프니 밥은 먹어야 했다. 굵은 빗줄기는 인정사정없이 내리 퍼붓고 어디 한 곳 비를 피할 만한 나무 한 그루 없는 들판에서, 그래도 먹어야 일을 하니 빗물로 넘치는 국그릇을 바라보며 정말로 사람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한없는 서글픔과 처절한 비애를 맛보기도 했다. -<농사와 품앗이> 중에서
정성영 著,
이화문화출판사刊, 신국판, 408쪽, 값 17,000원